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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감염? 기로에 선 12~17세…전문가 “안 맞으면 40% 감염”

입력 | 2021-12-10 06:11:00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 2021.10.22/뉴스1 © News1

국내 감염병 전문가가 12~17세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맞지 않으면 이들의 40%가 감염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사실상 접종받지 않은 나머지 모든 소아청소년이 감염될 것이라는 의미로, 이 연령대는 접종이냐 자연 감염이냐의 기로에 섰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9일 질병관리청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특집브리핑에서 “접종 이익은 (발생률 등에 연관된) 상대적인 개념”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전체 대상자(279만명) 중의 40%까지 소아·청소년(12~17세)이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역 당국이 접종을 적극 권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연령대는 12~17세다. 5~11세 접종 필요성은 아직 검토중인 단계다. 12~17세의 인구는 약 279만명인데, 정 교수는 코로나19의 낮은 발생률과 평균 발생률, 높은 발생률의 세 가지 시나리오로 이 연령대에서 얼마나 확진자가 나올지 추정해 보았다.

정 교수에 따르면 낮은 발생률의 경우 전체 대상자 중 9.3%인 26만명이 감염되고 평균 발생률이면 전체 중 23.8%인 66만3000명이 감염된다. 높은 발생률일 경우 전체 대상자 중 38.2%인 106만6000명이 감염된다.

12~17세 접종 위험-이익 평가©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

정 교수는 시나리오 상으로는 발생률을 세 가지로 구분했지만 향후 상황은 사실상 시나리오 상 가장 나쁜 것인 높은 발생률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았다.

정교수는 “표에 낮은 발생률과 평균 발생률과 높은 발생률의 시나리오가 있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서 유행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양상이 되었기 때문에 높은 코로나19 발생률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그런데 여기서 예방접종이 개입하게 되면 85만3000명의 감염 예방효과와 36.8명에 대한 중증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령층의 감염예방 효과나 중증화 방지 효과에 비해서는 매우 작다. 하지만 85만명이 넘는 확진자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어릴수록 중증 사례가 낮지만 감염수가 늘어나면 중환자나 사망자는 늘게 되는 데 그런 상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험에 해당하는 심근염 발생 비율은 높지 않았다. 세 시나리오 공통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백신의 예방접종 부작용인 심근염은 182.8~225.6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대부분 심근염 등의 부작용은 가볍게 지나간다.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심근염은 1.8건에서 2.3건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 위험은 높은 발생률 상황의 중증화 방지 수인 36.8명에 비교하면 10%도 안된다.

정재훈 교수는 “전체 대상자 중의 거의 40%가 감염이 되는 상황이라면 감염예방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감염예방 효과에 따른 부수적인 합병증 예방 효과도 있다고 했다.

정 교수의 분석대로 이뤄진다면 높은 발생률 상황에서 사실상 접종받지 않은 나머지 모든 소아청소년이 감염된다. 9일 0시 기준으로 16~17세 1차 접종은 50.2%, 2차는 34.1% 이뤄졌다. 12~15세는 39.2%가 1차, 18.6%가 2차까지 접종했다. 1차 수준까지 2차 접종이 이뤄진다 보고 접종률 50%라고 보면 40%의 감염은 사실상 나머지 모든 인원에 해당한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및 백신패스 도입 추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2.9/뉴스1 © News1

그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경우 이처럼 접종이냐 감염이냐의 선택밖에 없다고 설명해왔다. 결국 접종을 받거나 장기적으로 다 감염이 되는 경우의 수밖에 없지 이를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소아청소년은 학교나 학원 등의 집단생활을 하는 이유로 감염을 피하기 힘들다.

한편 정은경 질병청장은 ‘고령층 추가 접종이나 미접종자 접종에 힘을 쓰는 게 낫지 않나. 소아청소년 접종이 현재 유행의 급증세를 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의학적 이익 외에 사회적 이익도 큼을 시사한 것이다.

정 청장은 “소아청소년은 무증상·경증이 많고 또 굉장히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전파를 하는 감염원 역할을 분명히 할 수가 있다. 개인의 건강보호도 있지만 공동체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미접종자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그래서 소아청소년 접종이 유행 급증세를 차단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교수를 포함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근거들을 제시하며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잠재적인 피해보다 압도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사실상 선택의 공은 학부모와 소아청소년에게로 던져졌고, 이들이 적극적인 코로나 19 대처 방식인 접종을 선택할지 여부가 방역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