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기술-비전실현-관리능력 등 기업 되살리려면 발전 전략 있어야” 8000억대 담보대출에 선그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의 사업 계획에 대해 “제3의 기관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 없이는 대출 등 지원에 나설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3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발전 전략에 대한 에디슨모터스의 구상을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게 좋을 것”이라며 “자금, 기술, 비전의 실현 가능성, 관리 경영 능력 등 4개 부문에 대한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기술력과 사업 계획 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 회장은 “제3의 기관을 통해 불가능하다고 판정나면 회생 계획안을 떠나 발전 전략을 다시 짜든지 (인수를)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로 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포기하라는 차원이 아니고 어려운 기업을 되살리려면 적어도 시행 가능한 발전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나도 발전 전략을 못 봤고 계획에 대한 문건도 전달받은 게 없다”고 했다.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자금 지원을 놓고는 “담보는 자금 지원을 보완하는 수단일 뿐 담보가 있다고 해서 지원할 수 없다”며 “사업 계획이 타당하지 않으면 지원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산은이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억∼8000억 원을 대출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이날 에디슨모터스의 자회사인 에디슨EV는 코스닥 시장에서 29.85%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한편 이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빠른 결정을 주문했다. 그는 “경쟁력을 상실하고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공정위가 생각하는 소비자 복지 증진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국내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조속한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