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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자 다시 증가, 유럽선 재봉쇄 전환… ‘겨울 악몽’ 반복되나

입력 | 2021-11-15 03:00:00

美 백신접종률 57.5% 정체 탓… 확진자 2주새 2배이상 급증
네덜란드, 3주간 영업시간 제한… 獨, 접종-완치자만 식당 출입 허용
전문가 “한국, 부스터샷 서둘러야”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에 다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올여름 앞다퉈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 유럽 각국은 확산세가 커지자 차례로 재봉쇄 조치를 꺼내고 있다.

○ 코로나19 재확산되는 미국
1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 9만1414명으로 집계됐다. 날씨가 추운 북동부와 로키산맥 근처 마운틴 지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지난달 24일 4만8326명으로, 10월 말에 4만 명대까지 줄었다. 이 때문에 청소년 백신 접종과 추가 접종(부스터샷) 확대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증가 상황은 이런 관측을 뛰어넘은 것이다.

앞으로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미국 내 미접종자가 6000만 명에 달하고 백신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몇 주 동안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다시 봉쇄에 나선 유럽

오스트리아, 일부 지역서 백신 미접종자 이동 제한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버스 앞에 백신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15일부터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잘츠부르크와 북부 일부 지역에서 백신 미접종자의 이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빈=신화 뉴시스

네덜란드는 13일부터 3주 동안 부분 재봉쇄에 들어갔다. 서유럽 국가 중 재봉쇄는 처음이다. 9월 말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당시 1000명대였던 네덜란드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 1만6204명까지 치솟았다. 재봉쇄 조치로 식당, 술집, 슈퍼마켓은 오후 8시, 비필수품 상점 등은 오후 6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백신 접종으로 봉쇄조치가 필요 없기를 바랐지만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은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자 15일부터 베를린 등에서 접종 완료자와 코로나19 완치자만 식당,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을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음성 확인서가 있는 미접종자도 출입이 가능했다. 독일은 11일 신규 확진자가 5만196명 발생해 역대 하루 최대치를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역시 오베뢰스테라이히, 잘츠부르크 등 2개 주에서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 올겨울 우려되는 재유행
전 세계적으로 지난겨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올해는 백신 접종이 진행됐지만 겨울을 앞두고 방역 완화가 이어지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미접종자 감염이 우려된다. 돌파 감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CNN은 최근 미국의 확진자 수 증가 이유를 ‘백신 미접종’에서 꼽았다. 미국의 접종 완료율은 12일 57.5%에 그쳤다. 유럽에선 방역 완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에도 겨울을 앞두고 방역을 완화했다가 프랑스가 도시 간 이동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서야 진정됐다. 올해도 네덜란드 등이 겨울 직전 방역을 완화했었다.

다만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사망자 수는 지난해 겨울에 비해 크게 줄었다. 독일은 13일 기준 일주일 평균 하루 사망자가 166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1월 13일(164명)과 비슷하다. 확진자 수는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겨울 유행 전에 백신 접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대 이상 확진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령층은 추가 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4, 5개월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