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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로 지하화… 세계적인 ‘명품 광장’ 만든다

입력 | 2021-10-21 03:00:00

두류공원-이월드 사이 6차로 구간
지상에는 길이 1km 광장 조성
신청사 진입로-두류공원 잇는 계획
내년 착공해 2026년 완공 목표



20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로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달서구는 이곳의 왕복 6차로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 공간은 대구의 대표 광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가 국제명품도시가 되려면 세계적인 광장(廣場)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구에는 광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많다. ‘7호 광장’으로 불리는 서구 두류네거리가 대표적이다. 북구 만평네거리는 ‘8호 광장’으로 불린다. 대구시가 1960년대 도시계획을 정비하면서 도면을 쉽게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대구에는 지명 대신 광장으로 불리는 곳이 약 60곳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사전적 의미를 갖춘 광장은 볼 수 없다. 대부분의 광장은 교차로가 자리해 시민 대신 차량들이 오가는 곳이다.

이 같은 상황에 달서구가 두류공원과 가까운 도로를 활용한 대규모 광장 조성 사업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9년 12월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가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로 확정된 이후 주변 개발 및 발전전략 용역을 실시하면서 진행 중이다.

핵심은 두류공원과 테마파크 이월드 사이 왕복 6차로 두류공원로 1km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이다. 차량은 지하로 통행하도록 만들고 길이 1km 폭 40m의 대형 광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곳에 8750m² 규모의 플라워 카펫(카펫 형태로 꽃을 식재)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두류공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대구 대표 축제인 치맥 페스티벌과 풍등축제, 국제 보디페인팅 페스티벌 개최 장소로 활용한다는 것. 광장을 벨기에 그랑플라스나 프랑스 마르스 광장에 견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로 일대 지도.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도로 지하화 및 대형광장 조성 예정지.

국내외 사례도 적극 검토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이번 계획의 개발 단계에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도심 순환 고속도로인 M30과 서울시가 올해 6월 착공한 삼성역 사거리∼코엑스 사거리 지하 공간 개발 사업을 참고했다”며 “M30은 기존의 도로를 지하화해 상부에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하면서 교통 체증과 환경 문제까지 해결한 세계적인 사례로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지하화 사업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지상에 대규모 녹지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두 사례 모두 달서구의 개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달서구는 신청사 예정지의 지하 공간 개발 계획도 함께 마련했다. 신청사 진입로와 두류공원을 잇는 지하 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6000대를 주차하는 공간과 두류정수장을 상징화한 대형 분수대도 만들어 새로운 개념의 지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내년에 착공해 신청사가 들어서는 2026년에 함께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대구가 세계로 뻗어가는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이번 구상을 구체화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최근 이 사업을 대구시에 제출해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광장 플라워카펫 조성과 도로 지하화 사업에는 수천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비 확보 등 현실적인 방안을 세울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