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다사다난했던 2020-21시즌을 마쳤다.
비록 최종전서 ‘전설’ 차범근의 한 시즌 한국인 유럽 리그 최다 골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은 이미 ‘최고의 시즌’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한 성과를 남겼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서 17골10도움을 기록, 두 시즌 연속 10골 10도움을 달성했다. 마무리와 연계 능력 모두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통산 22골17도움으로 무려 39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2016-17시즌 기록했던 통산 최다 득점 21골을 넘어섰고, 2019-20시즌 기록했던 통산 최다 공격 포인트(30개)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 10월엔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41골을 포함, 포함 유럽 리그 통산 100호골을 기록하며 차범근 전 감독의 98골을 제치고 아시아 선수 유럽 빅 리그 최다골 타이틀을 얻었다.
1월엔 토트넘 입성 후 7번째 시즌 만에 100번째 골을 넣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했고, EPL 통산 100번째 공격 포인트(65골35도움)를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타이틀을 연달아 거머쥐었다.
EPL서 처음으로 한 경기 4골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순간’도 맛봤고, 해리 케인과 함께 한 시즌 최다 합작골인 14골을 만들며 ‘최고의 파트너’도 얻었다.
한창 컨디션이 좋았던 3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쓰러졌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2차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전에서 0-3으로 패배, 유럽 타이틀 획득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야만 했다.
4월1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상대 팬들로부터 “작은 눈으로 다시 다이빙 해 봐” “개고기를 먹는 손흥민, DVD나 한 장 달라”는 등 도를 넘은 인종차별을 당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조차 “손흥민이 내 아들이었다면 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큰 논란이 됐다. 억울한 일을 당한 손흥민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4월19일엔 손흥민을 늘 지지하고 신뢰하던 조제 모리뉴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EPL 17호골을 앞세워 차범근 전 감독이 1985-86시즌 레버쿠젠(독일)소속으로 세웠던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17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이를 이룬 뒤 이어진 3경기에서 1골도 추가하지 못해 새 기록을 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언급했듯 손흥민은 이번 시즌 이미 많은 성과를 남겼다.
특히 부상, 인종차별, 감독 경질 등 외부적으로 손흥민을 뒤흔든 악재가 겹쳤음에도 굴하지 않고 쓴 기록과 역사이기에 더욱 값지다.
2020-21시즌이 ‘커리어 하이’를 넘어 손흥민의 ‘역대 최고의 시즌’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한 이유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