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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수장, 전화-문자로 화이자 CEO 한달 설득… 18억회분 확보

입력 | 2021-04-30 03:00:00

[코로나19]NYT “폰데어라이엔 개인외교 성과”
1월 첫 대화 이후 지속적 신뢰 쌓아
단일 계약으론 최대 규모 성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이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은 덕에 EU가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대량 확보할 수 있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EU는 2023년까지 화이자 백신 18억 회분을 받기로 했고, 이번 주 안에 계약을 최종 체결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 단일 공급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세계 각국이 백신 부족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EU로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개인 외교’가 화이자와의 계약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NYT는 평가했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CEO는 NYT에 “대통령과 총리, 왕을 비롯한 세계의 지도자들이 내게 (백신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면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는 깊은 논의를 했기 때문에 서로 간에 깊은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부를라 CEO는 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두고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모든 일의 세부 사항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화 내용이 훨씬 더 깊어졌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의사 출신이다. NYT는 “이번 계약은 (정치인의) 정치적 생존 노력과 기업의 판매 전략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처음 연락한 건 올해 1월이다. 부를라 CEO는 벨기에 생산시설 업그레이드로 인한 백신 공급 차질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문자와 전화를 계속 주고받으며 유대를 쌓아 나갔다. 2월 들어 EU가 크게 의존하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지연되는 문제가 터졌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위기 대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때 부를라 CEO와 쌓은 유대관계가 힘을 발휘했다. 대화를 통해 화이자가 EU에 제공할 수 있는 백신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NYT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한 달간 부를라 CEO와 문자, 전화를 주고받았다”며 “이것이 백신 계약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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