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고려할 때 이스칸데르 미사일 유력 전술 핵탄두 장착 가능성이 있어 우려 증폭
북한이 2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가운데 이 미사일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공개됐던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6분과 7시25분에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나타났다. 사거리로 보면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일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또는 19-1 SRBM)는 사정거리가 420~450㎞에서 최대 600㎞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이날 뉴시스에 “일단 고도 고려하면 이스칸데르나 그 변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포럼(KODEF) 사무국장도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첫 공개한 개량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 가능성도 있고, 4번 시험 발사가 이뤄진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가능성도 있다”며 “20여분 간격으로 2발이 발사됐기 때문에 2발을 탑재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2019년 5월부터 수차례 시험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주력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스커드’를 교체하기 위해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 2006년부터 실전 배치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회피 기동이 강점이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은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면서도 궤도를 수정해 상대의 요격용 미사일을 회피한다. 북한이 발사해온 이스칸데르 미사일 역시 하강 단계에서 수평 저공비행을 한 뒤 다시 급상승(풀업 기동)하는 변칙적인 비행 궤적을 그린다.
특히 이번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1월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다.
새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비해 탄두가 길고 뾰족해진 게 특징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위한 이동식 발사대는 바퀴가 4쌍인 반면 새 미사일의 발사대는 바퀴가 5쌍이다. 조종석 역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에는 전술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북한은 1월 열병식 당시 개량형 이스칸데르의 탄두 부분에 흑백 체스판 무늬를 입혔다. 같은 날 공개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탄두 부분에도 같은 무늬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무늬가 핵탄두 탑재 식별표시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북한이 실제로 전술핵무기 운반용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면 우리 측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