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16강 2차전 0-3 대패 자그레브 오르시치 해트트릭에, 첫판 2-0 못 지키고 허망한 탈락
토트넘은 12일 1차전 안방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이날 비기거나 1골 차로 져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토트넘 선수단 몸값 총액은 약 9180억 원으로 1390억 원의 자그레브에 비해 6배가량 비쌌다. 자그레브에 비해 그만큼 호화 멤버를 지닌 토트넘이었다. 게다가 자그레브는 16일 조란 마미치 감독이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사임하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1, 2차전 합계 2-3으로 밀려 탈락했다. 2015년부터 4년간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K리그1에서 뛰었던 자그레브의 오르시치(29·사진)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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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트넘은 최전방에 손흥민의 단짝인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을 세우고 루카스 모라, 델리 알리 등을 2선에 세웠다. 그러나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케인은 부진했고 팀 전체가 무기력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전반을 마친 뒤 “비기려 하지 말라”며 선수들을 다그쳤고, 경기 후에는 “축구의 기본은 태도다. 우리는 기본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선수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팬들은 선수들 못지않게 모리뉴의 전술 부재를 비판했다. 토트넘 팬 카페 등에는 “모리뉴가 벤치에서 하는 게 뭐냐” “당장 경질해야 한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와 축구협회(FA)컵을 16강에서 마쳤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위에 머무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