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동물은 행복할까/오석헌 지음/232쪽·1만4000원·현암사
이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동물들의 특징이다. 저자는 동물원부터 야생동물 구조센터, 동물병원까지 동물이 있는 곳에 몸담아 온 수의사로서 생명이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을 보며 느낀 점을 기록했다. “동물원에서는 세상에 인간만 존재한다는 감각이 사라진다”는 그의 말처럼 조류부터 코끼리까지 다채로운 동물을 지켜보며 배운 이들의 삶의 방식, 이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배운 과정은 생동감이 넘친다.
이 책은 수의사로서의 고민과 좌절의 기록이기도 하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동물원에서 일하는 내내 뇌리에서 지우지 못했던 그는 동물원의 역할이 변화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가감 없이 전한다. 동물원이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전시장이 아니라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 인간이 동물에 대해 배우는 교육의 장이자 동물 종족 번식을 돕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동물원을 수익 창출 공간으로만 생각한다면 이는 섬에 사람을 가두고 그를 노예처럼 부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저자의 비판은 동물원을 운영하는 이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에게도 고민할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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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