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탓 코로나 확산” 영향 언어 폭력-무시 행위-침뱉기에 여성상대 신체 폭력도 잇따라
16일 오후 미국 뉴욕 퀸스 지역의 한 거리에서 백인 남성에게 공격당하는 아시아계 여성. 트위터 캡처
이처럼 최근 아시안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묻지 마 범죄’가 급증하면서 많은 아시안계 미국인이 공포에 떨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부른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코로나19 발원 및 확산 책임을 중국에 돌리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시안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12월 31일 아시안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2808건에 달했다. 이 중 한국계 피해 사례가 15.1%를 차지했다. 폭력 형태별로는 언어 폭력(70.9%)이 가장 많았다. 무시 및 기피 행위(21.4%), 신체 폭력(8.7%), 기침과 침 뱉기(6.4%) 등이 뒤를 이었다(중복 응답).
한국계 앤디 김(민주·뉴저지)과 메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중국계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이 속한 아시아계 의원단체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는 19일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을 거부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혐오범죄 청문회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회견에 동석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백인 우월주의를 우려한다. 아시아계 혐오범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