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롤모델이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문제가 될 것을 빤히 알면서도 공공장소에서 엉덩이를 까고 대변을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9일 온라인에 공개된 ‘신동아’ 3월호 칼럼에서 “스스로 ‘대깨문’이라고 부르는 강성 친문세력은 그동안 피해 여성과 그의 변호인을 향해 집단적·조직적으로 2차 가해를 자행해왔다”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공직선거 후보자가 성추행 가해자를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부르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하지만 표를 가진 이들이 단체로 미쳤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함께 미치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우 의원이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에게 편지를 개인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었음을 지적하며 “과연 우 의원은 자신의 메시지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폭력으로 다가갈 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일까”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성추행 사건 때문에 하게 된 보궐선거를 반성과 근신은커녕 대놓고 성추행 가해로 치르고 있으니, 과연 박원순 전 시장을 롤모델로 삼겠다는 그의 약속이 빈말은 아닌 셈”이라며 “참 어리석다”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