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중교통] 작년 승객 27%-운행수입 29%↓ 배차간격 늘리고 운행대수 줄이고 비용절감 비상경영… 근근이 버텨
“내일이 또 급여 날인데 큰일이네요. 그동안 대출을 받아서 겨우 드리긴 했는데 그마저도 100%를 못 드렸어요.”
서울의 한 마을버스 운송업체 대표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운전사 임금이 몇 달째 체불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서울 마을버스 업체 대부분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마을버스 전체 승객과 요금 수입은 2019년과 비교해 각각 26.9%, 28.9% 줄었다. 조합 관계자는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이용이 크게 줄었고 재택근무 증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도 영향을 미쳤다. 감염을 우려해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사람들까지 늘면서 피해가 누적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마을버스는 시내버스와는 달리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지 않아 환승에 따른 손실 금액의 부담도 더 크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지난해 서울시에 추가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전보다 10%가량 줄어든 금액을 지원받았다. ‘코로나19 고통 분담’이라는 이유에서다. 7월 이후에는 시 차원의 지원금이 더 줄었고, 그 차액은 자치구 부담으로 돌렸다. 하지만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원 근거도, 재정도 부족하다며 시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문현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그 어느 교통수단보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을버스가 멈추지 않도록 국회에서 논의되는 손실보상제 대상에 마을버스 업계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