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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가 애물단지? 상권확대엔 효자네!

입력 | 2020-12-15 03:00:00

삼성카드 이용객 3만5000명 조사
지하철 역세권엔 도보 손님 우세… 멀어지면 킥보드 손님 비율 높아
500m거리 상점이용률 3%P 상승
“걷기엔 애매한 맛집 찾기에 딱”




직장인 이주원 씨(31)는 요즘 약속 장소를 공유 전동 킥보드를 쓸 수 있는 ‘킥세권(킥보드+역세권)’ 주변으로 잡는다. 킥보드를 이용하면서 지하철역에서 조금 떨어진 식당이나 상점을 방문하는 일도 늘었다. 이 씨는 “킥보드를 타면 걷는 게 부담이 되는 거리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전동 킥보드가 대중교통을 보완하고 지하철 근처 역세권을 ‘킥세권 상권’으로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카드가 올해 2분기(4∼6월) 공유 전동 킥보드 결제자 3만5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동 킥보드를 결제한 날은 대중교통만 이용한 날보다 서울 지하철역에서 250m 이상 떨어진 식당과 상점(편의점 제외) 이용 비중이 5.8%포인트 더 높았다. 킥보드를 이용하지 않았을 때 역 반경 250m 이내 상점을 이용한 비율은 47.7%였지만 이용할 때는 41.9%로 떨어졌다.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기 위해 킥보드를 타고 더 멀리 이동한다는 뜻이다.

공유 전동 킥보드가 대중교통의 대체재가 아니라 도보 이동을 대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카드가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자 12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는 공유 전동 킥보드를 주로 ‘도보’의 보완 수단으로 쓴다고 답했다. 이어 택시(13%), 시내버스(11%), 마을버스(7%), 자가용(7%) 등을 대체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올해 1∼7월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자 중 약 7%는 결제 후 30분 이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결제하거나 대중교통 이용 후 30분 이내에 공유 전동 킥보드를 결제했다는 게 삼성카드의 분석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공유 전동 킥보드를 사용했다는 뜻이다. 공유 전동 킥보드를 통해 환승을 가장 많이 하는 서울 지하철 역사는 △잠실역 △강남역 △압구정역 △선릉역 등의 순이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1∼3월) 3000건이던 삼성카드의 공유 전동 킥보드 결제 건수는 올해 2분기에는 36배가 넘는 10만9000건으로 늘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의 68%는 ‘비싼 요금’을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한 번 탈 때 평균 1800원을 냈는데 지하철(서울 1250원)이나 버스(서울 1200원) 기본요금보다 높은 셈이다.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51%) 등도 불만사항으로 꼽혔다. 정인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중교통과 환승, 안전 문제 등이 보완된다면 전동 킥보드가 역 근처에 국한된 역세권 상권 범위를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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