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8회초 키움 김상수가 역투하고 있다. 2020.6.17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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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오른손투수 김상수(32)는 생애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지만 개인운동으로 몸을 만들며 담담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운동하는데 어려움은 있으나 “다 같은 조건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날씨 핑계 대신 차분하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삼성 라이온즈서 프로에 데뷔한 김상수는 KBO리그서 꾸준한 불펜 투수 중 한명이다. 지난해는 전인미답의 40홀드 고지를 오르며 ‘홀드왕’을 차지했고, 프로 통산 456경기에 나와 21승36패 38세이브 97홀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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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다소 주춤했다고 하지만 60경기 51⅓이닝에 나와 3승3패 5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73의 성적을 냈다. 2년 연속 팀의 주장이자 불펜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고대했던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김상수는 조용히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원 소속구단 키움이 현재 대표이사 및 감독 공석이라 FA 계약 협상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김상수는 9일 통화에서 “코로나 때문에 실내 운동이 안돼 춥더라도 실외에서 운동하고 있다”며 “FA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낙관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지금은 FA에 대한 생각보다 매일 운동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키움의 상황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구단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김치현 단장님과 새로운 운영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구단에서 주장하느라고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해줬는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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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돌아본 그는 “좋은 시즌이 있다면 안 좋은 시즌도 있다”며 “작년에 비해 어떤 점이 부족해서 성적이 떨어졌는지 공부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성숙해질 수 있는 한 해였다. 좋은 경험도 됐고, 더 단단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단체 운동이 금지됐기 때문에 김상수는 개인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전 키움 소속 후배 신재영(31)과 함께 운동하고 있다. 신재영은 2020시즌을 마치고 키움에서 방출돼 새로운 팀을 구하고 있다.
김상수는 “아끼는 후배가 힘든 상황이라 같이 운동을 하며 도와주려고 한다. 일주일에 2~3차례 함께 땀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수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키움의 주장을 맡으며 선후배들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 많은 대화를 통해 후배들을 잘 이끌며 리더십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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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는 “예전에는 벌크업도 해봤고 순발력이나 몸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운동을 시도했다”며 “지금은 최대한 몸의 가동범위를 넓히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따뜻한 해외에 나가 몸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최대 변수다.
김상수는 “올 시즌 초반에도 추운 날씨와 함께 시범경기 없이 바로 시즌에 들어가면서 루틴이 바뀌어 힘들었다”며 “모든 선수들이 올해 한 차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준비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금질에 한창인 김상수는 FA 계약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더 나은 투수가 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나이를 먹고 고참이 됐지만 더 좋은 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더 커졌다”며 “조용히 몸을 만들며 기다리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