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조직신설 제안에 선그어 전셋집 구했냐는 질문엔 즉답 피해 김현미 “전세난엔 여러 요인 있어… 임대차법 때문이라 말하기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주택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산세 인하와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 등을 둘러싼 당정 갈등에 이어 또다시 당정 간 이견이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심사에서 홍 부총리는 “주택정책 전담 부처를 만드는 게 옳다고 생각하냐”는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의 질문에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정부 내부에서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5일 “부처별로 산재한 주택관련 정책과 조직을 일원화하고, 관련 정보와 통계를 통합해 효율적으로 주택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부 조직에 주택 및 지역개발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해외 사례를 보면 주택청, 주택기구를 부처로 두는 나라가 있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그런 정도의 아이디어까지도 제시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주요 과제로 제시한 주택 전담 부서 신설을 ‘아이디어’ 정도로 평가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부총리는 “선진국은 저희보다 강한 정도로 (임대차법이) 시행되는 데가 많다”며 “임대차 3법도 (전세난에)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고 예상되지만 수많은 전세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계약갱신해서 전세가 안정된 것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 본인의 전셋집을 구했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피한 뒤 “저도 30년 이상을 1주택자로 쭉 의왕에서 살아왔다. 이사도 8번 다녔고, 그래서 전세를 구하는 것에 대해서 절절하게 체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세대책에 대해서는 “전세대책을 강하게 하다 보면 매매시장으로 파급이 미치는 것도 있어 함부로 전세대책을 해서는 안 된다”며 “대책을 부처 간에 협의 중이며 대책이 필요하다면 발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