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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투표까지 끝낸 與, 서울-부산 시장후보 공천 ‘속전속결’

입력 | 2020-11-02 03:00:00

2일오전 최고위 보고뒤 결과 발표
가결 유력… 찬성률에 더높은 관심
이르면 3일 당헌 개정절차 완료
이낙연 언급 일주일도 안돼 마무리… 당내 “어차피 받을 비난 정면돌파”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여부를 결정하는 전 당원 투표가 1일 오후 6시 종료됐다.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투표를 시작한 지 32시간 만의 ‘속전속결’이다.

민주당은 이날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다음 날인 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당원 대상 투표인 만큼 ‘가결’됐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 관계자는 “관련 당내 여론조사를 보면 70% 이상 찬성이 나온 만큼 그 정도는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찬성 여부보다는 찬성률 숫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압도적 찬성률이 나올 경우 당 대표로서 첫 선거를 치르게 된 ‘이낙연호’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했다.

○ 민주당 공천 결정 후 투표까지 ‘속도전’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기존 당헌 규정에 ‘단, 전 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게 된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의결 후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열고 이르면 3일 당헌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대표가 지난달 29일 예정에 없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 당원 투표 방침을 정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곧바로 후보 경선 준비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2월 초 예비후보 등록 일정에 맞춘 당내 예비후보 적격심사 절차 등을 감안하다 보니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빠른 속도로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번 재·보선이 대선 전초전인 만큼 어차피 받아야 할 비난이라면 빨리 받고, 속도전을 통해 빠르게 태세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특히 전세 대란으로 최근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서울시장 자리를 야권에 빼앗길 경우 정권 말까지 정치적 파장이 내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강하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재산세 감면이 불러온 파급력을 생각해보라”며 “만약 서울시장이 야당 소속이 되면 정권 후반부 각종 정부 정책마다 반기를 들고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부산시장의 경우 서울시장 선거보다도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지만 추후 대선까지 내다보고 지역 조직 유지 및 강화를 위해 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국민의힘에 “탄핵 후 대선 후보 낸 것부터 사과하라” 역공

민주당은 ‘내로남불’ ‘말 바꾸기’라는 야당의 맹공에 “탄핵을 야기하고도 대선 후보를 냈던 국민의힘부터 사죄하라”고 역공에 나섰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 당원 투표는)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심판 받는 것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탄핵 후) 조기 대선에서 국민께 일언반구도 없이 뻔뻔하게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꿔 대통령 후보를 공천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지도부는 주말 동안 투표 독려 메시지만 냈다. 이 대표 측은 지난달 3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당원 투표 소식을 알리며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온라인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꼭 참여 바랍니다. 우리는 민주당”이라며 투표 인증 사진을 공유했다. 당원 게시판 및 SNS에도 후보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성 지지층의 투표 인증샷 릴레이가 이어졌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