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꼴찌지만 즐거운 38세 박성준, 17년전 취미로 시작한 국내 선구자 최강자였지만 “이젠 순위 무의미” 조현성-정단희 남녀 1위로 준결선
한국도 프로서핑 시대, ‘만리포니아’서 팡파르 22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열린 ‘2020 만리포 서핑 챔피언십’ 대회에서 한 참가 선수가 부서지는 노을을 배경으로 파도를 타고 있다. 이 대회는 한국 서핑 사상 처음인 프로 대회다. 오전에는 바람이 약했지만 오후 들어 강한 바람과 함께 큰 파도가 밀려오면서 참가 선수들은 ‘프로’ 라는 표현에 걸맞은 실력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었다. 태안=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후배들이 좀 더 전문적으로 커리어를 쌓아갈 거라 생각하니 기쁘네요.”
22일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개막한 국내 서핑 첫 프로리그 ‘2020 만리포 서핑 챔피언십’ 남자 롱보드 종목에 참가한 박성준(38)의 감회는 남달랐다. 취미로나 여겨지던 서핑이 이제 국내에서도 ‘프로’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생이던 17년 전 서핑의 매력에 빠졌던 그는 국내 서핑 성지 중 하나로 꼽히는 부산 송정에서 서핑숍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롱보드 챔피언으로 불리던 그는 어느새 지도자나 심판이 어울리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이번에 선수로 나섰다. 비록 남자 롱보드 예선에서 16명의 참가 선수 중 최하위에 그쳤지만 순위는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는 “현역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왔다. 첫 프로리그 참가라는 의미가 크다”며 미소를 지었다.
프로 서퍼 합격증을 들고 있는 박성준 프로. 사진 출처 KSL 인스타그램
대회 첫날인 이날 남자 롱보드에서는 조현성(10.07점)이, 11명이 참가한 여자 롱보드에서는 정단희(8.23점)가 각각 예선 1위를 기록하며 준결선에 진출(남자 8명, 여자 6명)했다. 오후 들어 강한 바람이 불며 큰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해 참가자들은 마음껏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태안=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