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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감 안보인다니, 김종인 자해발언”

입력 | 2020-10-20 03:00:00

국민의힘, 보궐선거 출발선부터 불협화음
김병준-장제원 등 잇따라 각 세워
김종인 “말 잘못 전달” 진화 나서




국민의힘에서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지휘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비판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또다시 야권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김 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주 자신이 언급한 “부산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는 발언이 ‘야권 자해론’으로 번지자 오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그 말은 잘못 전달됐다. 부산시를 세계적인 스마트 항구로 변모시킬 기조를 가진 분이 나오면 좋을 텐데 그런 분이 안 계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내에) 부산시장 후보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이례적으로 길게 해명성 발언을 이어갔다. ‘혁신 후보론’을 강조해 온 김 위원장의 발언이 당내 후보에 대한 폄하로 회자되고, 대상이 된 중진들의 직간접적인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김 위원장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정말 당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아라. 그런 자해적 발언이 앞설 이유가 없다”고 김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3선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당 대표 격인 분이 격려를 하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 낙선운동이나 하고 다녀서 되겠느냐”고 잇달아 각을 세웠다.

김 위원장과 중진들 간의 갈등을 놓고 당내에서는 “단결해 맞서 싸워야 할 판에 불협화음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탄핵과 잇따른 선거 패배로 인적 자산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반찬 투정하듯 당내 인사들을 배제하는 김 위원장이나, 차기 당권과 보궐선거 주도권 등을 의식해 김 위원장 견제에 들어가는 중진들도 모두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으로선 그동안 공을 들여온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나 윤희숙 의원 등 ‘혁신형 후보군’ 띄우기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기득권 정당으로 회귀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며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일단 선거 초점을 더불어민주당에 정조준하며 불협화음을 수습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은 성범죄와 관련된 것이다. 여당이 (후보를 낼지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취해주길 바란다”며 압박했고, 경선준비위는 2차 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는 ‘양성 평등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며 “30일 부산에서 ‘시민공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