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는 국민의 것이지 군주의 소유물이 아니다’고 적힌 태국 민주화 상징 동판
태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反)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에 이어 야권 지도자까지 왕실 개혁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태국에서 성역(聖域)으로 여겨져 온 왕실을 직접 겨냥한 만큼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타나톤 중룽르앙낏 전 퓨처포워드당(FFP) 대표는 25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왕실을 둘러싼 문제는 그동안 자국의 “불편한 진실”이었다면서 “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선 군주제 개혁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태국은 왕실을 모독할 경우 최고 15년형에 처해질 정도로 왕실의 권위가 강한 나라다. 퓨처포워드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쿠데타 세력 청산, 투명한 정부 등을 주장하며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아 일약 원내 3당이 됐으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올해 해산됐다.
타나톤 전 대표는 왕실의 불투명한 회계도 문제 삼았다. 그는 “현재 왕실은 38대의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소유하고 있으며 내년 왕실에 투입되는 예산이 2018년 두 배 규모인 89억 바트(약3304억 원)에 달하는데도 국민와 의회에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