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사실상 차기 총리로 결정됐다. 집권 자민당 주요 파벌이 자민당 총재로 잇따라 ‘스가 지지’를 밝혔고, 자민당이 당원 투표를 생략한 약식 투표로 총재를 선출하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총재가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다.
스가 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재출범한 2012년 12월부터 관방장관을 맡으며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원래 총리의 임기는 3년이지만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인한 약 1년의 잔여 임기(내년 9월까지) 동안에만 총리를 맡게 된다. 대한(對韓) 외교를 포함한 아베 정권 정책을 대부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마침내 1인자 자리에 오르는 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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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정치인이 즐비한 일본 정계 핵심부에서 스가 장관은 부모 배경, 파벌, 학벌 없는 보기 드문 자수성가 정치인이다. 아키타현의 딸기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 후 도쿄로 와 쓰키지어시장 짐꾼, 경비원, 주방 보조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호세이대 정치학과 야간학부를 졸업했다. 중의원 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해 요코하마 시의원을 거쳐 1996년 자민당 공천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현재 8선이다.
그는 7년 8개월 간 관방장관을 맡으며 행정부 2인자로서 아베 총리를 보좌하며 관가를 지휘했다. 2014년 내각관방 조직 아래 내각인사국을 설치해 간부 공무원의 인사권을 쥐었다. 그러자 일본 공무원들이 ‘손타쿠(忖度·윗사람의 뜻을 헤아려 행동)’하게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 한일 관계 변화 가능성은 낮아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3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NHK 캡처) © 뉴스1
다만 한국 관련 정책에 대해선 원칙주의자다.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스가 장관이 의외로 한국에 대해 무척 강경하다”며 “한국 관련 정책을 보고하면 ‘위안부 합의 때 봤잖아’라며 부정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문제에서도 스가 장관은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고 말해 “한국과 협의하고 싶다”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과 온도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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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