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전남지역본부 바나나 아키데미클럽 회원들이 6월 전남 완도군 커피나무 느림농장을 견학한 뒤 오매향 브랜드를 단 바나나를 홍보하고 있다. 농협전남지역본부 제공
전남 영광군 염산면에서 ‘망고야 농장’을 운영하는 박민호 씨(33)는 19일 농장에서 농협과 영광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뜻깊은 행사를 열었다.
지난달 수확한 아열대 과일인 홍망고 0.2t을 홍콩으로 보내는 행사였다. 수입 과일로 알려져 있는 망고를 해외로 역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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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농업기술원과 손잡고 아열대 농가 지원
농협전남지역본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한국형 아열대 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재배 농가를 조직화하고 청년 농가를 육성하기 위해 작목별로 아카데미 클럽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전남산 아열대 과일을 통합한 브랜드를 출시하고 대규모 판촉행사를 여는 등 아열대 농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30일 농협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선발 아열대 과수 8품목 가운데 망고와 백향과, 올리브, 파파야, 구아바 등 5개 품목을 담양 영광 고흥 장흥 등 84개 농가에서 21.6ha에 재배하고 있다. 이는 전국 재배 면적 74.6ha의 29%로, 전국에서 가장 넓다. 일조량이 풍부한 전남에서 재배하는 아열대 과수는 당도가 높고 식감이 뛰어나다. 베트남과 아열대 작물 관련 기술을 교류하는 등 재배 기술 경쟁력도 갖췄다.
전남농협은 지난해 전남도농업기술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2022년까지 80억 원을 투입하는 아열대 농산물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 아열대 희망농가와 청년농업인을 육성하고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며, 농업기술원은 시설 지원과 기술 교육, 컨설팅 등을 담당한다.
전남농협은 아열대 작목별 아카데미 클럽을 결성해 농가들끼리 결집력을 높였다. 클럽은 농가 간 재배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하는 지역 아열대 작물의 품질을 높이는 농가 모임이다. 현재 애플망고와 커피, 바나나, 백향과, 구아바 등 5개 클럽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클럽은 귀농인과 청년농업인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김생수 바나나아카데미클럽 회장(53)은 “아카데미는 재배 농가들의 소통창구이자 사랑방”이라며 “재배법에 대해 토론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출하 시기를 조절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 전남 아열대 농산물 브랜드 ‘오매향’
아열대 농산물 육성 사업은 5월 전남 아열대 브랜드 ‘오매향’ 출시를 계기로 탄력을 받고 있다. 오매향은 전남 아열대 과일의 5가지 매력(기후·당도·색택·모양·건강)과 남도 특유의 감탄사를 연상시키는 ‘오매’에 ‘향(香)’을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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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대 전남농협 원예유통사업단장은 “소비자 기호가 아열대 과일로 다변화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산 아열대 과일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오매향 브랜드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아열대 과일 가운데 홍망고의 선전이 눈에 띈다. 7월 현대백화점에 1.8t을 납품한 데 이어 8월부터는 물량을 3.6t으로 늘리기로 했다. 홍망고 판매가격은 3kg에 10만 원 선이다. 다른 국내산보다 2.4배, 외국산과 견줘 7.3배 높아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전남농협은 1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현대백화점 수도권 점포 11곳에서 홍망고와 무화과 특별 판매전을 연다. 국내 유명 백화점과 신라호텔, 마켓컬리, 쿠팡 등 온·오프라인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수도권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홍망고의 인기를 이어갈 청망고를 9월부터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해외 수출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