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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거리두기 강화…체인 커피점-실내체육관 콕 짚은 이유는?

입력 | 2020-08-28 21:09:00

방역당국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일주일 더 연장하며 사실상 거리 두기 2.5단계 수준의 조치에 들어간다. 사진은 28일 서울 시내 사무공간 밀집지역의 한 커피숍.2020.8.28/뉴스1


“앞으로 8일간 정부는 방역에 배수진을 치고 모든 총력을 다해 수도권 확산세를 진정시킬 것이다.”

2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도권 거리 두기 2단계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16일 서울·경기에 내린 2단계 조치의 종료(30일)를 직전에 두고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제한 혹은 금지를 결정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전문가 사이에선 선제적인 3단계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2단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3단계 조치가 내려질 경우 사회,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콕 짚은 이유는
정부 조치에 따라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8일간 수도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을 이용할 수 없다. 대신 포장이나 배달은 가능하다. 이때도 QR코드를 이용한 전자명부 또는 수기를 이용해 출입을 관리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이용자 간 거리유지 등 핵심 방역수칙은 기본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가맹사업법에 따라 본사의 브랜드를 공유하는 가맹점이나 직영점을 말한다.

체인점 형태가 아닌 동네 커피전문점이나 애견카페 등 특수 목적 카페는 제외된다. 방역당국은 모든 카페를 규제하면 너무 많은 영업장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 다수가 몰려 장시간 대화하는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을 전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됐다. 커피 등을 마시면서 마스크를 쓰기 힘든 것도 감염 취약 요인이다. 실제로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야당역점에선 방문자와 지인 등 총 6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달 초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도 방문자 등 16명이 확진됐다.

음식점이나 제과점에 대해선 매장에서 취식을 허용하되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는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한다. 이때도 출입자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가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빵과 커피를 함께 파는 매장이 많은데 이 경우 등록된 업종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지, 아니면 제과점인지 여부가 기준이다.

수도권의 음식점 및 제과점 약 38만 개가 적용 대상이다.

● 대형 이어 중소형 학원도 대면수업 중단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 체육시설은 집합금지 대상으로 지정돼 문을 닫게 됐다. 실내에선 환기가 충분히 이뤄지기 힘든데다 여러 사람이 운동하는 과정에서 비말(침방울) 농도가 높아지기 쉬워서다. 운동 시 마스크 쓰기가 힘들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로 최근 강원 원주시 체조교실과 광주 탁구클럽에서 관련 확진자가 각각 64명, 12명이 나왔다. 실내 체육시설은 규모와 관계없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볼링장, 수영장, 스쿼시장, 에어로빅장, 체육도장, 테니스장, 탁구장 등이 모두 포함된다.

약 6만3000개에 달하는 수도권 학원들도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대신 비대면(오프라인) 수업은 가능하다. 300인 이상 대형학원은 이미 23일부터 집합금지가 시행 중인데, 이를 모든 학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단, 동일 시간대에 9명 이하의 수강생을 가르치는 교습소는 방역수칙 준수 하에 대면수업이 가능하다. 수도권 유치원 및 초중고는 26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상태다. 학생들이 학교 대신 자주 찾던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도 이번에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고령층의 바이러스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도권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면회는 금지된다. 정부는 노인 대상 주·야간 보호센터와 무더위쉼터 등 고령층 이용시설에 대해서도 휴원을 권고하기로 했다.

● 이번 주말이 확산 분기점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인 29일 서울 광화문집회 참석 확진자들의 최대 잠복기(14일)가 끝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말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으면 광화문집회에 의한 직접 감염보다 전국에서 n차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주말이 향후 확산세를 가늠할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

정부는 거리 두기 3단계 조치의 사회, 경제적 비용을 감안해 일단 2단계 강화로 대응하기로 했다. 25일 비공개로 진행된 생활방역위원회에서도 방역 및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3단계 강화론과 신중론이 모두 제기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들에게 확실한 시그널을 줘 단시간에 거리두기를 최고 강도로 높이는 게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시기는 감염 전파를 단호하게 끊어내는 게 필요하다”며 “이번 조치로 이것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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