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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소방본부 ‘임산부 119구급서비스’ 눈에 띄네

입력 | 2020-07-17 03:00:00

분만시설 없는 취약지역 임산부 대상
출산임박 조산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사전등록 정보 바탕으로 신속 대응




올해 2월 전북소방본부가 운영하는 ‘임산부 안심+ 119구급서비스’의 도움으로 둘째를 건강하게 출산한 최유리 씨가 출산 선물을 들고 찾아온 부안소방서 관계자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부안군에 사는 최유리 씨(31·여)는 둘째 딸 채영이가 태어난 2월 29일을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조금 전의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예정일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출산한 둘째를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건강하게 만났기 때문이다.

최 씨는 당시 남편과 함께 잠이 들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아침을 맞는 듯했지만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배에서 ‘퍽’ 하는 소리가 나더니 진통이 시작됐다. 강도가 점점 세졌고, 양수까지 새어 나오자 출산 경험이 있는 최 씨였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

그때 보건소에 갔다가 신청한 ‘임산부 안심+ 119구급서비스’가 떠올랐다. 119에 전화를 걸었다. 상황실 모니터에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라는 메시지가 떴다. 곧바로 출동 지령이 내려지고, 119구급차는 신고 전화를 건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최 씨 집에 도착했다.

최 씨는 구급대의 도움으로 1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전주시의 산부인과에 도착해 둘째를 낳았다. 최 씨는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는데, 본인의 경험과 여러 사례들을 얘기해 주며 안심시켜 주신 구급대원께 너무 감사했다”며 “그날 구급대원들이 보여준 행동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가 분만 시설이 없는 도내 취약지역 임산부들을 돕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임산부 안심+ 119구급서비스’가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1월 시작한 이 서비스는 출산이 임박하거나 조산 우려가 있는 산모, 움직임이 불편한 임산부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옮겨준다. 구급차 안에 분만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어 위급상황 때 응급처치를 하거나 출산을 돕는다.

분만예정일, 진료 병원, 복용 약물 등 임산부가 사전에 제공한 정보들이 상황실 컴퓨터에 입력돼 있어 신고 전화가 걸려오면 통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급대원들의 신속한 대처가 이뤄진다. 산모가 다니던 병원에 사전 연락을 취해 도착 즉시 처치를 받을 수도 있다.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주여성 임산부도 통역원을 활용한 3자 통화로 상황을 파악하기 이전에 산모가 사전에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구급대원들이 초기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6월 말까지 도내에서 205명의 임산부가 서비스를 신청해 모두 19명의 산모가 도움을 받았다. 분만 시설이 없는 완주·임실·순창·부안·진안·장수·무주군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데, 119종합상황실이나 시군 보건소에서 신청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라명순 전북소방본부 구급팀장은 “분만 시설이 없는 곳에 사는 임산부들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평소 다니던 병원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등 당황할 수밖에 없는데, 사전에 서비스 신청을 해놓으면 119 구급대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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