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29% 는 12조7000억원… 美의 화웨이 규제 호실적 주요원인 “3분기에도 상승세 이어질 것”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6월 한 달 동안 매출 1208억 대만달러(약 4조9300억 원)를 기록하며 월별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며 데이터센터 고객의 수요가 증가했고, 서버용 시스템반도체 생산 주문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TSMC는 16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이 3107억 대만달러(약 12조7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8.9% 상승한 수치다. 2분기 호실적은 고성능컴퓨팅(HPC) 사업 부문이 주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매출 중 스마트폰 및 전장제품 등의 제품군 비중은 약 4∼13% 감소했지만 HPC 사업 부문은 1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7나노 이하 제품군 비중은 36%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21%)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시스템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규제 역시 TSMC의 호실적을 이끈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올해 9월부터 전 세계 반도체 생산기업 중 미국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일부라도 사용했다면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할 때 별도의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사실상 화웨이의 시스템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TSMC를 겨냥한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 제재가 시작되는 9월 이전까지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TSMC 구매물량을 대폭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