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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신인으로 한 ‘수사지휘’ 공문에서 구체적으로 두 가지를 지시했다. 첫 번째는 지난달 19일 윤 총장이 채널A 이모 기자의 신라젠 사건 취재와 관련해 소집을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이다. 두 번째는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수사결과만을 윤 총장에게 보고하라는 것이다. 이는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찰청에 건의했다고 밝힌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
● 대검의 중재안 거절 직후 수사지휘권 발동
법무부가 2일 오전에 언론에 공개한 1400자(字)짜리 수사지휘 공문의 핵심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것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라며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 보장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라고 지시했다.앞서 대검은 추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기 전에 자문단 절차를 중단하는 대신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아닌 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특임검사를 임명해 맡기는 중재안을 법무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 장관은 수사지휘 공문에서 수사주체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으로 못 박아 중재안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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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에선 윤 총장의 결단 촉구
2005년 이후 15년 만에 발동된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은 전날 국회에서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결단할 것” “책임지고 지휘 감독하겠다”고 공언한 지 하루도 안돼 전격 시행됐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수사지휘 공문이 하달되기 약 1시간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내 갈등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는 긴급 권고를 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을 향한 공격을 이어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윤 총장이) 측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충성해온 조직을 위해 결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지검장이 요구한 수사팀의 독립성 보장을 촉구했다. 법사위원인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이 줄곧 이야기했던 공정한 법 집행이라는 원칙을 왜 스스로 깨뜨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대선 주자로 부상하는 것에 대한 견제구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에 항거하는 모습으로 수구 세력의 대권 주자가 되고픈 마음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봤자 ‘물불 안 가린 건달 두목’이란 평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지낸 건국대 최배근 교수는 “국민은 윤석열이 얼마나 망가져서 퇴장할지를 구경하는 일만 남았다”고 비꼬았다.
● 윤 총장, 3일 고검장과 검사장 회의 뒤 입장 공개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대검찰청 간부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윤 총장은 갈등의 단초가 된 전문수사자문단은 당초 예정됐던 3일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광고 로드중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