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멍완저우 체포때 中두둔 발언… 안보위협 가볍게 여겼다”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립자의 딸을 자신의 딸인 이방카에게 비유하며 중국을 두둔했다고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12월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을 언급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립자 런정페이(任正非)의 장녀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체포되고 며칠 뒤 백악관 만찬에서 맞은편에 앉아있던 볼턴 전 보좌관에게 “‘중국의 이방카’가 체포됐다”며 “이로 인해 중국이 압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말을 듣고 순간 ‘이방카도 스파이이자 사기꾼이었는지 몰랐다’고 대답할 뻔했으나 참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문제를 중국과의 ‘거래’에 사용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리고 언론에 발표할 성명 초안을 썼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은 성명이다. ‘대통령의 승인하에’라는 말도 넣어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다음 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요청을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재를 바로 완화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