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비상]과외-독서실 등 ‘학업동선 전파’ 긴장
○ 서울 초등생, ‘등교 선택권’ 확대
서울시교육청은 13일 관내 초등학교에 ‘초등학교 교외체험학습 운영지침’을 내려보냈다. 이에 따르면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은 연간 수업일수의 10%에서 20%로 늘었다. ‘10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 규정도 사라졌다. 올해 초등학교 수업일수는 학년별로 171일 또는 173일. 따라서 최대 34일까지 학교를 안 가고 가정학습을 해도 등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 및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중고교에는 이런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 초등학교는 체험학습 허용일을 교육청이 정하는 반면 중고교는 각 학교가 학칙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중고교 허용 기간은 20일 안팎”이라며 “초등학교 사례를 보고 학부모들의 요구가 커진다면 중고교도 학칙 개정으로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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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 동선’ 감염에 교육계 비상
교육 당국이 서둘러 조치를 내리는 건 ‘학업 동선’ 내 감염이 현실화된 탓이 크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학원 운영을 막으면서 최소화했던 학생 감염이 클럽발 변수에 무너진 것이다.
일선 학교는 강사 한 명이 학원과 과외를 통해 중고교생을 집단 감염시킨 인천 사례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등교 수업 기간이었다면 학교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등교가 다섯 차례 미뤄지는 동안 많은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재개했기 때문에 위험성도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고교생 대상 학원에서 2명 이상이 한꺼번에 감염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국 학원을 대상으로 등교 수업 개시 시점까지 다시 휴원 권고를 내릴 계획이다.
교육계에선 불안감이 급격히 커지는 분위기다. 클럽발 확산을 계기로 코로나19가 언제든 재확산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서울 한 고교에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고3이 두 차례 등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학교와 교육 당국에 대한 불신도 생기고 있다. 같은 재단의 바로 옆 중학교도 이틀간 학생들을 몰래 등교시켰다. 이 학생은 강사 및 학생 15명과 밀접 접촉했지만 11일 진단검사를 받을 때까지 학교나 교육 당국은 깜깜이었다.
교육부는 이태원 집단 감염과 관련된 교직원, 학생 현황을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각 시도교육청의 조사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5월 연휴에 이태원 클럽과 강남 수면방 등을 찾은 교직원이 8명, 원어민 교사는 6명이라고 발표했다. 그 일대를 찾은 사람까지 합하면 158명이다. 13일까지 확인된 규모는 강원 61명, 광주·전남 58명, 인천 41명, 전북 30명, 부산 20명, 경남 20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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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sykim@donga.com·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