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개 병상 놓일 병원 초고속 설계… 바이러스 전파 차단 시스템도 구축 병원 내 치명률, 中 평균 절반 수준… 생기원, 엔지니어링 SW 활용 지원
GS건설이 창원경상대병원을 건설하기에 앞서 BIM을 이용해 미리 디자인한 모습이다. 설계 단계부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동선 등을 최적화했다. 창원경상대병원 제공
이런 빠른 건설의 배경에는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가 존재했다.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는 사이버 공간에서 제품을 만들고 작동시켜 성능을 살펴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컴퓨터 속 실험실인 셈이다.
훠선산병원과 레이선산병원은 건설 부문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인 빔(BIM·빌딩정보모델링)을 사용했다. 병원 건물의 전체적인 디자인 설계와 건물의 주요한 골조 크기나 단면, 접합부를 나타내는 구조 설계도 제작에 BIM을 적용했다. 그 결과 디자인 설계는 하루, 구조 설계도 제작은 60시간 만에 완료했다.
BIM은 이전에도 국내외 병원 건설에 많이 활용돼 왔다. 쌍용건설, 계룡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BIM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GS건설은 경남 창원 지역 최대 병원 중 하나인 창원경상대병원을 지을 때 설계 단계부터 BIM을 활용했다. 설계 오류를 반영해 도면을 수정하고 전개도 작성, 물량 산출 등을 미리 수행했다. 수술실과 고에너지 가속기실을 배치할 때에도 활용했다. 건설 기간도 줄여서, 2012년 12월 첫 삽을 떠 약 3년 만인 2015년 10월 건설을 완료했다.
올 7월 개원을 앞둔 세종시 최초의 종합병원인 세종충남대병원에도 BIM이 활용됐다. 건설 제안 단계부터 BIM를 적용해 설계 오류와 적합성을 검토했다. 이후 BIM을 통해 부족한 도면을 보완하고, 시공을 진행하며 도면과 실제 건설 간 오류를 좁혀 나갔다. 2017년 5월 첫 삽을 떠 3년 만에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의 병원을 건설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엔지니어링기술지원센터는 비싼 구매 비용과 전문인력 고용의 어려움 때문에 BIM 등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12월까지 이들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이 인터넷에 직접 접속해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다. BIM 외에 구조해석과 열해석, 충돌해석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