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중 재양성자들이 속출하면서 체내 바이러스가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이들의 건강악화나 추가 감염전파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재양성 판정을 받은 이유는 죽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RNA) 조각이 검출돼 유전자 검사(RT-PCR)에서 ‘양성’이 나왔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지난 2015년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도 이 같은 사례가 1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선 약 300건이 발생해 확진자 수 차이만큼 재양성자 수가 비례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재양성자’를 ‘재감염자’로 보지 않는 이유 3가지를 살펴본다.
◇“만성감염 일으키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래 남아있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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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국내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임상위)는 “코로나19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숙주(사람 세포) 유전자에 침입 후 잠재기를 거치는 만성 감염증 유발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바이러스학적으로 재활성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테면 ‘코로나19’와 다른 C형간염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짧게는 2주일에서 길게는 6개월이다.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가 만성이 될 확률은 60~80%에 달한다.
이러한 만성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보통 숙주 세포의 유전자에 스며들어 잠들다가 깨어나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그런 특성이 없다는 게 임상위의 설명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동물실험서 면역력 1년 이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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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위에 따르면 이들 연구에서 첫 바이러스 감염후 생체 내 면역력은 1년 이상 유지됐다.
앞으로 사람 대상의 연구 분석도 필요하지만, 일단 이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백신이 개발되면 1년에 한 번씩 접종을 할 경우 항체를 유지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항체가 생겼더라도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단 임상위는 “해당 연구들에서 면역력이 유지되므로, 재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민감한 RT-PCR 검사, 결과 해석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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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과 증식은 사람 호흡기 상피세포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된 후에도 RNA 조각은 상피세포 내 존재할 수 있다”고 뒷받침했다.
이어 “PCR 검사는 매우 민감한 진단법으로 바이러스 검출과 미검출 결과를 해석하는데 있어 기술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완치 후에도 호흡기 상피세포가 자연 탈락하면서 PCR 검사상 바이러스 RNA 검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임상위는 “재양성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재검출은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나 재감염보다는 이미 불활성화된 바이러스의 RNA 검출이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5년 우리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유행 때에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국내 ‘메르스’ 종식을 앞둔 상황에서 80번 확진자가 퇴원 후 약 일주일만에 재양성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당시 방역당국도 얼떨떨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양성의 원인은 더 이상 감염확산 염려가 없는 기존 바이러스 사체의 유전자 조각 때문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었다. 80번 환자에 대한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수차례 시도한 결과 배양이 되진 않았다는 얘기다. 살아있는 바이러스 유전자가 많다면 배양이 이뤄졌어야 한다.
당시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정부 브리핑을 통해 “세계 전문가인 본 대학의 드로스텐 박사의 경험에 의하면 (80번 환자와 유사한) 혈액암 환자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 몇 건이 있다”며 “이는 죽은 바이러스 유전자 조각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