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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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근무 환경과 과중한 업무 등으로 선천적 질병을 가진 아이를 낳았을 경우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9일 A 씨 등 4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태아의 건강손상을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최초의 판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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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함께 병원에서 근무하다 임신한 간호사 15명 중 6명이 건강한 아이를 낳았으며, A 씨 등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했다. 다른 5명은 유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임신 초기 유해 요소에 노출돼 태아의 심장에 질병이 생겼다며 요양급여를 청구했다.
하지만 근로공단은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 본인의 부상과 질병, 장애 또는 사망 등만을 뜻한다”고 거부했고, 이에 A 씨 등은 소송을 냈다.
1심은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로 태아에게는 독립적 인격이 없으므로 태아에게 미치는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권리·의무는 모체에 귀속된다”며 A 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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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산재보험법 해석상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그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태아의 건강손상’은 여성 근로자의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 정도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또 “여성 근로자는 출산 이후에도 모체에서 분리되어 태어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 등에 관해 요양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