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 교수 그림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하루하루 올라오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와 감염자 동태를 확인하면서 세상의 투명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제는 2차원 평면이 아니라 개개인의 움직임까지 포함된 3차원 인터넷 공간에서 더 선명하게 세상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전염병이라는 특성상 투명하고 선명하게 관리하려면 이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다른 것을 떠나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분명 더 투명하고 선명해지고 있다.
의학 도구의 발전은 이미지를 통해 발전해 왔다.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2차원 평면의 의료영상 기술은 1970년대 초 획기적인 컴퓨터 기술의 도움을 받아 3차원 인체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Computed Tomography)으로 발전했다. 지금은 자기공명영상(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법이 개발되어 인체의 모든 부분을 단면 및 3차원 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고, 촬영 이미지를 통해 질병의 유무를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MRI는 강력한 자기장 속에서 인체가 고주파에 반응하는 ‘핵자기 공명 현상’을 이용한 장치로, 이 장치를 개발한 폴 라우터버와 피터 맨스필드 박사는 200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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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진보는 점점 더 빨라지고 더 체계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미세하게 틀린 음색을 낱낱이 분석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과학, 기술, 통신 및 의학은 발전하고 있다.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게 세상의 이치라고 본다면 아마도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더 정교해지고 더 투명해지는 쪽으로.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