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환자 상태 살피고 환자배식-병실청소까지 도맡아 방호복 입고 2시간이면 녹초… 평소보다 2배 많은 인력 필요 적재적소에 경력 간호사 투입하고 평소에 감염병 위기상황 대비를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격리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복도에서 병실을 살피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다른 간호사는 병실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지켜보며 환자들에게 이상이 없는지 살폈다. 박복희 국립중앙의료원 간호교육행정팀장은 “밤에는 낙상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간호사들이 24시간 모니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병실 복도에서 방호복을 입고 대기하는 간호사에게 연락해 곧바로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대응이 해외로부터 찬사를 받은 건 의료진의 헌신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간호사들은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살핀다. 환자 배식, 병실 청소부터 환자 개인물품 전달 같은 사소한 업무까지 도맡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량에 비해 간호 인력이 충분치 않아 현장에서는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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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씻는 간호사들의 간호복이 땀에 젖어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기 위해선 평소 간호 인력의 2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호복을 입었을 때 노동 강도를 감안하면 2시간 근무, 2시간 휴무가 필요하기 때문. 최연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은 “방호복을 입으면 2시간 이상 일할 수가 없다. 온 몸이 땀에 젖고 고글 때문에 머리가 눌려 두통에 시달리거나 토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병원 인력난이 심해지자 보건당국은 대한간호협회를 통해 신청을 받아 대구경북 지역에 간호사들을 파견했다. 6일 기준 대구경북 지역에 파견된 간호사 수는 916명에 이른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파견인력을 기존 병원 간호사만큼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호사의 숙련도가 모두 다르고, 파견된 병원의 시스템을 충분히 숙지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다. 신용분 경상북도간호사회장은 “중환자가 많은 병원에는 중환자실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보내는 등 경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하다보니 이런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 감염병 대비 전문인력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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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재발할 수 있는 감염병 재난 상황을 대비해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 교수는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감염병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간호사 인력을 평소 양성해야 위기상황에서 더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원장도 “평상시에 감염병 상황 대비 훈련이 돼야 간호사들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고 했다.
위은지 wizi@donga.com·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