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까지 50만가구 넘게 접수 “식구수따라 건보료 차등 적용”… 대구시, 형평성 논란에 대책 보완
대구시 긴급생계자금 현장 접수가 시작된 6일 오후 대구 남구 봉덕3동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신청서를 작성했다.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은 중위소득 100% 이하 건강보험료 납부 세대라면 누구나 다음 달 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 씨(64)는 얼마 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남부센터에서 4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겨우 대출을 신청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박 씨는 “최근 하루 2만 원을 벌지 못해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라며 “대출이 언제 나올지 몰라서 최근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도 신청하려고 장시간 또 줄을 섰다. 전쟁통이 따로 없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경북의 경제 상황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셀프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 잠시 멈춤 운동이 석 달째 지속돼 골목 경제마저 얼어붙었다.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37·여)는 요즘 멍하니 하늘 보기가 일쑤다. 김 씨는 “음식 재료비, 월세 이것저것 빼면 손에 남는 돈이 몇만 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길어지면서 손님 얼굴 보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긴급생계자금을 신청한 가구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격이 되지 않는데도 당장 힘들기 때문에 신청한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현재까지 대구시는 신청 가구 가운데 30∼40%가 지원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북도 역시 약 50%를 자격 조건이 되지 않는 것으로 분류했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정모 씨(62)는 지난달 회사를 그만두고 막막한 마음에 신청했다. 정 씨는 “최근 경영이 어려워진 업체가 갑자기 여러 핑계를 대면서 해고했다. 자식들에게 손 내밀기가 부끄러워서 긴급생계자금을 신청했는데 지원 대상이 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온라인 정책 제안 사이트 ‘토크 대구’에도 이 같은 글이 쏟아졌다. 한 시민은 “건강보험료 직장가입자 1인 기준이 월 5만9118원인데, 현재 6만 원 정도라서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