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69억달러, 작년보다 0.2% 감소 코로나로 재택근무-온라인 활동… 반도체 등 IT제품 수요 늘어나 수출계약 통상 2, 3개월 전 체결… 확진자 급증 美-유럽시장 위축 우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469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코로나19 악재로 수출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던 수출은 2월에는 1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3월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컴퓨터(82.3%), 무선통신기기(13.3%)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의 경우 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 줄었지만 유럽(41.7%), 미국(40.8%)은 크게 증가했다. 컴퓨터도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배로 늘었고, 유럽은 49.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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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1년 전보다 5.8% 감소해 1월(―10.9%), 2월(―6.7%)보다 감소 폭이 작아졌다. 중국 수출이 다소 나아진 것은 중국 31개 성·시의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고 중국 현지에 진출한 부품기업의 상당수가 정상적으로 조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7.3%, 유럽연합(EU)은 10.0% 늘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미국과 EU 각각 13.0%, 10.9% 증가해 호조를 보였다.
3월 수출은 선방했지만 앞으로의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수출 계약은 통상 2, 3개월 전에 이뤄지므로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수출 품목 중 석유화학·석유제품군은 물량의 70% 정도는 1년 단위로 계약하며 자동차나 IT 제품도 1∼3개월 기간을 두고 계약이 이뤄진다. 자동차의 경우 이동제한령과 재택근무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면 신규 수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월에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8.4%)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덜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6.4% 줄어든 19억5400만 달러에 그쳤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3월까지는 우리 기업들이 수출에서 잘 버텼지만 4월 이후에는 큰 차질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