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정부의 갑작스러운 국경봉쇄 조치로 현지에 발이 묶였던 우리 국민 198명 중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봉사단원들이 28일 오전 정부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 안내를 받고 있다. 2020.3.28/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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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페루 정부의 갑작스러운 국경봉쇄 조치로 현지에 발이 묶였던 우리 국민 198명이 28일 한국에 도착했다.
정부가 마련한 임시 항공편을 타고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 국민들은 하루가 꼬박 걸린 고된 귀국일정에도 피로감보다는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기쁨과 안도감이 더 커보였다.
탑승객은 대부분 여행객이며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단원들, 교민 일부, 페루에 파견된 농축산부 소속 검역원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탑승 전 발열 등 이상증상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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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는 “마트, 약국 방문 등 일부 경우를 제외하곤 외출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관광객들은 호텔밖으로 나가지 못해 감방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인, 경찰들이 시내 곳곳에 배치됐고 거리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마치 예전 우리나라에서 계엄령이 내려졌던 모습이 떠올랐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아내 이씨는 “여행을 떠났던 3월초만 해도 남미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 여행사도 환불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계획대로 출발했는데, 돌아오지 못할까 불안하기도 했다”며 “오래 준비한 여행을 제대로 마치지 못해 아쉽지만 무사히 돌아와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객 정모씨(45)는 “페루에선 새벽 시간 통행이 금지되고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도 다 문을 닫았다. 국경통제 보도 난 다음에 내가 이용했던 항공사도 연락이 안됐다” 며 “전세기를 타고 올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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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페루로 출장을 갔던 윤모씨(51)는 “출장을 떠날 때만 해도 문제 없었는데, 상황이 심각해져 큰일”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이 돼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이외 지역 입국자는 자가격리가 의무는 아니지만 정부 차원에서 권고가 되고 있는 만큼 자가격리도 꼭 지킬 것이라 밝혔다.
윤씨는 “14일간 자가격리는 당연히 지켜야할 원칙”이라며 “무증상일 수도 있고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니다가 전파할 수도 있으니 스스로 격리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루 정부는 앞선 지난 15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페루 내 모든 사람들에게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또 16일 자정부터 모든 국경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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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페루한국대사관은 고산도시 쿠스코에서 리마로 이동이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국내선 임시항공편과 도시 간 이동을 위한 버스도 준비하며 한국인들의 출국을 지원했다. 항공비용은 승객들이 자가 부담했다.
코이카 봉사단원 50여명도 페루 정부의 강경 조치로 활동이 어려워지자 이날 모두 귀국했다. 코이카 단원 장모씨는 “코로나19 취약계층과 같이 살거나, 자가격리를 할 자택 등이 당장 없는 단원들을 위해 지원자에 한해 자가격리할 수 있는 숙소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