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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조주빈, 흥신소 사장이라며 접근하더니...”

입력 | 2020-03-25 17:03:00

JTBC “손석희 사장, 증거확보 위해 조주빈에게 금품 제공”



손석희 JTBC 대표 ⓒ News1


이른바 ‘박사’라는 가명으로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유포한 조주빈으로부터 테러 협박을 받은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25일 조주빈이 흥신소 사장으로 위장해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JTBC는 이날 손 대표이사의 입을 빌려 “박사방 조주빈은 당초 손석희 사장에게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고 밝혔다.

JTBC는 “(조주빈이) ‘손 사장과 분쟁 중인 K 씨가 손 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며 “자신이 직접 K 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K 씨는 손 대표이사와 분쟁 중인 김웅 전 기자를 지칭한다. 김 전 기자는 손 대표의 가족을 협박하기 위해 조주빈에게 사주한 일이 없는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JTBC는 “조주빈이 제시한 텔레그램에는 ‘K 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들이 있었다”며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이사는 그간 수차례 테러 위협을 받아 조주빈의 꼬임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JTBC는 “한동안 손석희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며 “이미 손석희 사장의 가족들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늘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손 대표이사는 조주빈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을 인정했다. JTBC는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K 씨와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석희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다”며 “그러나 조주빈은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며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기도 하다.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주빈은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손석희 사장, 윤장현 시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