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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광석’ 일라이트, 미래 먹거리 만든다

입력 | 2020-03-24 03:00:00

충북 영동군에 5억t 매장 추정
오염된 수질-토양 정화에 효과
한국세라믹기술원과 업무협약… 다양한 제품개발로 산업화에 전력




충북 영동군이 일라이트의 가치에 주목하고 일라이트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일 라이트 채굴 장면과 원석. 영동군 제공

충북 영동군에는 일라이트(illite)라는 광석(鑛石)이 5억 t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매장량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도 매장돼 있지만 모두 소량이며 대량으로 매장된 곳은 영동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37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처음 발견된 일라이트는 구리와 아연, 철, 납 등 중금속의 흡착률이 뛰어나고 원적외선을 방사해 오염된 수질과 토양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진 광석이다. 이 때문에 ‘신비의 광석’으로 불린다. 영동군이 이 일라이트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 등의 산업화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영동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18일 충북도, 한국세라믹기술원과 2년 계획의 ‘일라이트 소재 상용화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충북도가 8000만 원, 영동군이 1억8000만 원, 한국세라믹기술원과 이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각각 1억 원과 4000만 원을 내 다양한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올해 말까지 일라이트 성분이 함유된 비누와 샴푸, 농업용 기능성 토양개량제를 개발해 제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기능성 화장품과 복합비료 등의 상품화도 진행한다.

영동군이 이처럼 일라이트 산업화에 나선 것은 세계 최대 매장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와 관련한 산업과 제품 개발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영동군 일라이트팀 성수아 주무관은 “일라이트를 활용한 제품군의 다양화와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며 “이번 사업 수행자인 한국세라믹기술원은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한 뒤 관련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군은 이와 함께 일라이트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과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영동군 일라이트 산업 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일라이트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꾸린 이 협의회에 광물 산업 관련 연구기관 연구원과 대학교수, 기업체 관계자, 영동군 공무원 등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일라이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일라이트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우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또 영동군은 고순도 세라믹 설비와 테스트베드 등을 갖춘 일라이트 연구센터도 국비 지원을 받아 설립할 계획이다.

성 주무관은 “현재 영동군 내에는 4개의 허가된 광산업체에서 연간 2500여 t의 일라이트를 생산해 공업·농업·사료용 등 각종 산업 분야에 공급하고 있다”며 “건강·미용·건축 분야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일라이트가 지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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