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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휴직-휴업… 국내도 ‘비자발적 백수’ 급증

입력 | 2020-03-21 03:00:00

[코로나19 팬데믹]기업규모-업종 관계없이 인력 감축
신규채용 연기… 포기하는 기업도
노인 공공일자리-청년 알바도 줄어 ‘무늬만 취업자’ 일시휴직자 껑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장이 전방위 산업을 흔들면서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 인력 감축에 나서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실적악화에 코로나19가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무급 휴직 및 희망퇴직을 시행하느라 신입사원 채용 일정은 무기한 연기되거나 사실상 취소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20일 재계 관계자는 “이미 실적악화가 누적된 상황에서 맞은 코로나19 사태를 임금 반납이나 일시적인 무급 휴직 등 단기적 대책만으로는 넘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업 규모, 근무 연차, 업종을 불문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자동차, 항공, 관광, 중공업, 유통 등 업종별 상시 구조조정이 일상화됐다. 특히 전체 노선의 80% 가까이가 끊긴 항공업계는 거의 모든 기업이 희망퇴직,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공고했던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객실승무원, 외국인조종사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10일 이상 무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국제선 사업을 접다시피 한 저비용항공사(LCC), 수하물 처리와 발권 대행 업무를 맡는 지상 조업사들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 감소에 산유국 간 유가전쟁을 겪고 있는 정유업계, 중공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용 안정과 높은 연봉으로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에쓰오일마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준비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2월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휴업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지난달부터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닛산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 감소 직격탄을 맞은 부품사들 중에는 만도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손님 발길이 뚝 끊긴 호텔 및 유통업계도 인건비 감축에 나서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창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호텔은 3, 4월 두 달 동안 희망 직원에 한해 7일의 무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업도 예외가 아니다. 건설업은 고용유발효과가 가장 큰 업종으로 국내 취업자 2739만 명 중 204만 명(7.5%)이 종사하고 있다. 고용둔화가 현실화되면 저소득층의 일자리 감소가 특히 우려되는 산업이다.

이처럼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자 취업준비생은 취업 전형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그룹 등 대규모 정기 및 수시 공채를 실시하는 대기업들은 일제히 채용일정을 연기했다. 항공업계 등은 신규채용은 꿈도 못 꾼다는 분위기다.

고용 한파 조짐은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도 나타났다. 일시휴직자가 1년 전보다 14만 명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항공업계 등에서 무급 휴직자가 늘어나고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마저 일시 중단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휴직자들은 비자발적으로 일을 쉬면서 월급은 받지 못하지만 통계상으로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실질적인 실업률은 더 높을 수 있는 뜻이다. 음식점 아르바이트 등 임시 일자리도 줄면서 20대 고용률도 하락 추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월 고용동향부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은지 / 세종=주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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