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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마스크 안 쓴 한국인 더 무섭다” 中 불법체류자 출국 러시

입력 | 2020-03-03 13:50:00

국내 감염 사례 늘자 불안감 느낀 中 불법체류자 출국 행렬
지난주 하루 70여명 수준에서 3일 250여명으로 크게 늘어
법무부, 불법 체류자 자진 신고시 입국금지 및 범칙금 면제




 “코로나19보다 마스크 안 쓴 한국사람이 더 무서워요.”

3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만난 불법체류 중국인 쉬모(43·여)씨는 우리나라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쉬씨는 “한국에서 코로나가 퍼지는데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닌다”며 “코로나 감염이 걱정돼 잠시 본국에 돌아가 있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가면 당국에서 약 2주간 자가격리조치를 해주기로 했다”며 “모든 비용을 국가에서 지불해 부담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는 자진 출국 신고를 하려는 불법체류자 약 250여명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청사 관계자는 불법체류자가 이렇게 몰려든 것은 개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귓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진풍경이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지난주에 하루 70여명 수준이던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 신고자가 이번주 들어 크게 늘었다”며 “어제는 100여명, 오늘은 250여명으로 한국을 떠나려는 불법체류자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법무부가 지난 1월부터 자진 출국 불법 체류자들에게 입국 금지 및 범칙금을 면제해주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법무부는 자진 신고한 불법 체류자들에게 재입국 기회를 부여하는 등 자진 출국을 유도하고 있다.

제주를 빠져나가려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지난달 16일 중국 동방항공사의 마지막 운항 이후 완전히 끊겼던 하늘길도 다시 열렸다.

중국 춘추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제주와 상하이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하루 2회 운항하고 있다.

상하이를 기점으로 한 중국 길상항공도 3일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업계는 하늘길이 열리게 된 이유가 관광객 입도가 아닌 비자 유효기간이 임박한 중국인과 그동안 제주도내에 숨어지내던 불법체류자의 출국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