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명 입국 직후 이송… 임신부 포함 “쥐-도마뱀 기어다녀” SNS 호소 “한국인 관광객 조기귀국 시켜라” 이스라엘, 전세기까지 띄울 예정 대만 ‘韓여행 피하라’ 최고단계 경고, 中 “한국發 역유입 차단” 검역 강화
23일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17쌍의 한국인 신혼부부들이 수도 포트루이스 공항에서 짐을 든 채 대기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 카타르 등 한국 기업 활동 위축 우려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는 23일 두바이를 경유해 도착한 한국인 신혼부부 34명(17쌍)을 예고 없이 이송 조치했다. 이들 중에는 임신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일부 관광객이 감기 증상을 보이자 모리셔스 보건부가 임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관광객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비행기에서 내린 뒤) 제대로 된 대기 장소, 상황 설명 등을 전혀 제공받지 못했다. 4∼5시간 동안 물 한 모금도 못 마셨다”고 적었다. 이어 “이동해 보니 ‘SHELTER’라고 써 있는 에어컨도, 콘센트조차도 없는 건물에 도착했다”며 “쥐가 돌아다니고 도마뱀이 기어다닌다”고 호소했다.
22일 갑자기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이스라엘에서는 한국인 관광객 500여 명이 23일 터키항공과 러시아항공 등을 이용해 출국했다. 남아 있는 관광객들은 24일부터 이스라엘 측이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카타르에서도 23일부터 한국에서 온 입국자에 대해 14일 간의 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향후 사업 진행 등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KOTRA가 진행할 계획이던 양국 방문 무역사절단 행사가 취소됐고, 건설사들은 인력 파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코로나19 역유입 막으려 검역 강화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한국발 승객의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24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차오양촨(朝陽川)국제공항은 한국발 승객 전용 통로를 설치해 한국에서 오는 승객을 다른 승객과 물리적으로 분리시키는 특별 방역 통제 조치를 23일 밤부터 시작했다.
한국 교민이 많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류팅(流亭)국제공항은 한국발 승객 전체에 대해 발열 검사를 하고 검역 설문지에 주소와 연락처를 자세히 적게 하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베이징 왕징(望京)의 일부 아파트 단지는 ‘한국에서 돌아온 사람은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단지를 오갈 수 있는 출입증을 발급해준다’고 통보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24일 한국에 대한 여행주의보 발령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가장 심각한 단계인 3급 ‘경고’ 단계로 격상하고, 25일부터 한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14일간 자가 격리 및 검역을 하도록 했다. 호주 정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높였다.
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