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코로나 리스크’ 외국인투자가 썰물 中-홍콩-대만 증시보다 큰폭 하락… 유럽 증시, 장 중반까지 3%대 하락 환율 1220원 급등, 6개월만에 최고 기재부 “외환시장 상황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24일 코스피가 3.87% 하락한 2,079.04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0원 상승한 달러당 1220.2원까지 올랐다(원화 가치 하락).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직원이 코스피와 환율이 표시된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3.80포인트(3.87%) 하락한 2,079.04로 거래를 마쳤다.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약 56조 원 증발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4.05% 떨어진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3.40%) 등 시가총액 상위 100개 중 4개를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4.30% 하락한 639.29로 마감했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에 외국인투자가들이 약 79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6100억 원, 2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220.2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가치 하락). 일본과의 수출 분쟁, 미중 무역전쟁이 동시에 영향을 주던 지난해 8월 13일(달러당 1222.2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3거래일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채권값도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 투자, 소비 등이 동시다발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사업장들의 임시 폐쇄와 이에 따른 매출 하락이 현실화한 상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은 고정비 지출이 높은 구조 때문에 조업을 단축하거나 공장이 멈추면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으며 투기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전 부처가 모든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