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 등에서 돌아온 미국민들이 14일간의 격리를 끝내고 아무 증상이 없는데도 미국 지역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들은 수차례 사람들로부터 노골적인 외면을 당하거나 당장 꺼지라는 식의 말을 듣는다고 호소했다.
우한에서 돌아와 운영하던 한의원의 문을 다시 연 캘리포니아의 한 의사는 갑자기 환자들이 자신의 진료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들에게 나는 아프지 않다고 수차례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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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들 말고도 수백 명의 여행객들이 코로나 감염 피해 지역에서 돌아온 후 집에서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보건 관계자들은 매일 검사와 관찰을 받는 이들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역 사회는 우한이나 일본에서 돌아온 이들은 물론, 자기가 알아서 자가격리를 택한 이들까지 왕따시키고 있다. 한 모녀는 우한에서 800㎞떨어진 광저우의 가족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2주 동안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했다. 당국이 아무런 제한을 가하거나 지침을 주지는 않았지만 이웃을 생각해 조심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웃들은 바이러스를 퍼뜨릴지 모른다며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한 여성은 지난 4일 복귀한 직장에서 복도만 같이 공유할 뿐인 다른 이로부터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제지당했다.
미국내 확진자는 일본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대피한 승객을 제외하고는 15명에 불과하다. 사람간 전염이 된 경우는 2건뿐이며 사망자는 없는데도 사람들은 근거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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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더빌트 대학 정치학과의 신디 캄 교수는 “코로나19의 차별의 근원은 과학이나 인종적 편견보다는 전염병에 대한 ‘본능적 혐오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람들의 전염병 그 자체에 대한 공포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