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왼쪽)-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사진제공|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비판…경영참여 시사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결과 관건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한진그룹 오너가의 갈등이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선친의 유훈과 달리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한다”고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유훈에 따라 그룹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며 적극적인 경영참여 및 독자노선을 걸을 것을 시사했다.
이제 문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선전포고’로 불붙은 ‘남매의 난’이 어디까지 확전되느냐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46%,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3%,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2%다.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지분은 5.27%다.
남매간에 경영권 공방이 벌어지면 다른 주주와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한진칼 1대 주주인 KCGI(15.98%), 델타항공(10%), 반도건설(6.28%), 국민연금(4.1%) 등 대주주들이 이번 사태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사다. 재계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경영권 향배를 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