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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의 잇단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강경 행보를 밀어붙일 조짐을 보이자 미국의 막판 대응도 한층 긴박해지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추정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한 시점까지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 中 단속하며 대북 압박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美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19, 20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비건 대표가 판문점 회동 제안에 대해 북한의 답변을 듣지 못하고 ‘빈손 출국’을 한 날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하며 미국의 허를 찔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북한이 ICBM 발사시 이미 ‘최대 압박’ 수준이라고 공언해온 대북제재 강도를 더 높여야 하는 만큼 이 시점에 국제사회의 협력 관계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비건 대표가 5월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로 취임한 뤄자오후이(羅照輝)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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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모욕하면 제재는 시작에 불과할 것”
미국은 북한이 끝내 ICBM 발사 등 선을 넘는 도발을 감행하면 전략폭격기의 전개를 비롯해 2017년 당시 ‘화염과 분노’ 국면에서 검토됐던 군사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될 것”이라며 “(시점이) 성탄 전야냐, 성탄절이냐, 신년 이후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앞서 생각하고 있다”며 “2017년 당시 (준비)하고 있었던 많은 것들의 먼지를 털어내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략폭격기 B-1이나 B-2 스피릿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북한이 ICBM 발사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제재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백악관 관리들과 접촉한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에 따르면 백악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 중단 약속을 깨뜨려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것에 모욕감을 느낄 것이며, 이 행위를 재선 가능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2017년 당시의 ‘포괄적 최대압박(comprehensive maximum pressure)’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대북제재 강화 △한미연합훈련 강화 △핵전략자산 집중 전개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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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정안 특파원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