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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손흥민 아버지 부러워…내가 뿌듯”

입력 | 2019-12-17 14:39:00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님 감독이 17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동계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손흥민 이야기가 나오면 제가 말 안 하고 어깨만 쭉 펴고 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U-22)을 이끌고 전지훈련 차 경상남도 통영을 찾은 박항서 감독은 손흥민(토트넘)의 이야기에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난 14일 대표팀 선수들과 전지훈련 차 입국한 박 감독은 17일 오전 통영실내체육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60년 만에 베트남의 동남아시아(SEA) 경기 우승을 이끄는 등 올해 큰 성과를 거둔 박 감독은 “처음 베트남에 갔을 때는 ‘1년만 버텨보자’는 생각이었다. 1년을 무사히 버티고 나니까 계약 기간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며 ”2018년이 끝날 즈음에는 2019년은 어떻게 보내야 하지’라고 했는데, 올해 그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올 한해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난 일은 추억이고, 새로운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과제에 대한 염려도 있고 그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며 “이것이 축구 감독의 인생이고, 또 도전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감독과의 인터뷰에서는 최근 ‘원더골’로 화제를 모은 손흥민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손흥민은 지난 8일 번리전에서 홀로 약 70m를 단독 돌파한 뒤 골을 넣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박 감독은 손흥민의 원더골에 대해 묻자 “베트남에서도 손흥민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누가 손흥민과 도안반하우(헤렌벤)을 비교하길래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웃었다.

이어 “손흥민은 정말 자랑스럽고, 대단한 선수”라며 “저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저렇게도 골을 넣을 수 있구나’ 했다”며 손흥민의 경기력에 감탄을 보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잘 한 건지 수비수가 못 한 건지 잘 모르겠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손흥민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거듭 밝히며 “제가 손흥민의 부친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같이 축구를 한 세대인데, 저렇게 훌륭한 자식을 둔 아버지가 부럽기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한 개인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물이지 않나. 언론도 기사 등 이런 부분에서 비판할 때는 해야 하지만 보물처럼 아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한 뒤 “베트남에서 손흥민 이야기가 나오면 제가 말 안 하고 어깨만 쭉 펴고 있다”며 축구 선배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함을 드러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