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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근대식 주식회사 ‘경성방직’ 1919년 설립

입력 | 2019-12-09 03:00:00

[동아일보 100년 맞이 기획/한국기업 100년, 퀀텀점프의 순간들]
현존하는 국내 100년 기업은




1919년 10월 5일 서울 종로구의 요릿집 태화관. 약 7개월 전 3·1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독립선언문이 낭독된 이곳에서 또 다른 역사가 일어났다. 한국 최초 근대적 형태의 주식회사 ‘경성방직’(현 경방)의 창립총회였다.

경성방직은 ‘한국 기업 100년사’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설립자 인촌 김성수는 전국을 돌며 주금(株金)을 모집했다. 요즘으로 치면 주식 공모에 나선 것이다. 특정 개인이 아닌, 일본 기업에 맞서는 ‘민족기업’이 되길 바라는 뜻이었다. 그 결과 총 2만 주를 188명에게 발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경방은 기존의 방직사업과 함께 유통업에 진출해 대형 쇼핑몰인 ‘타임스퀘어’를 운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방을 포함해 현존하는 ‘한국의 100년 기업’은 총 6곳이다. 두산그룹의 모태 ‘박승직상점’은 1896년 설립됐다. 박승직의 가업은 장남 박두병(두산그룹 초대 회장)으로 이어지며 점차 기업화가 됐다. 1946년 박 초대 회장은 사명을 두산상회로 바꾸고 동양맥주를 설립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2001년 한국중공업을 시작으로 잇따른 인수합병을 통해 중공업 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1897년에는 ‘부채표 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이 세워졌다. 설립자는 고종의 선전관이었던 민병호. 1937년 민족사업가 윤창식 선생이 회사를 인수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몽고식품’과 광장시장 상인들이 만든 ‘광장주식회사’는 1905년 태어난 동갑내기 기업이다. 1912년 ‘보진재석판인쇄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인쇄기업 보진재는 올해 인쇄사업을 매각하며 107년 만에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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