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표시가 없는 의약품들 © 뉴스1
의약품이 사람의 생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시각장애인들이 의약품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며 오·남용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또 점자를 표시한 제품일지라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일반의약품 생산실적 상위 30개 제품과 수입실적 상위 20개 제품 및 안전상비의약품 13개 제품 중 구입 가능한 58개(일반의약품45개·안전상비의약품13개) 제품의 ‘점자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점자를 표시한 의약품은 16개(27.6%)에 불과하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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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인정돼 약사나 소비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안전비의약품은 일반의약품 중 환자 스스로 판단해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소비자원은 점자가 표시된 의약품의 경우에도 표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일반의약품 및 안전상비의약품 점자표시 여부 조사 결과 (한국소비자원 제공) © 뉴스1
특히 가독성이 높은 의약품은 32개 의약품 중 11개에 그쳤고, 21개 의약품은 가독성이 떨어졌다. 소비자원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시각장애인 연구원의 해석 가능 여부를 가독성 근거로 판단해 조사의 객관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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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2개 의약품 중 23개 제품은 제품명만을 점자 표시했다. 4개 제품은 제품명과 업체명만 표시하고 있었고, 5개 제품은 가독성이 낮아 제품명 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점자 표시 위치도 의약품마다 제각각이었다.
소비자원은 제각각인 점자 규격·표시 항목·표시 위치 등으로 인해 점자표시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의약품 점자표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점자표시를 표준화해 시각장애인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시각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점자 표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가 지난 7월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열린 안마시술기관 생존권 보장 촉구 결의대회에서 점자로 만든 구호문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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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의약품에 대한 점자표시 의무는 없지만, 의약품 포장 관련 산업 협회와 점자 단체들이 협력해 지난 2009년 5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통용되는 ‘의약품 점자표시 가이드라인’(Can-Am Braille)을 제정하고, 의약품 포장 관련 업계 등에 보급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약품 점자표시의 활성화 및 실효성 제고를 위한 의약품 점자표시 가이드라인 제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