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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백남기 주치의, 유족에 4500만 원 배상하라”

입력 | 2019-11-26 15:06:00

고(故)백남기 농민ⓒ News1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고(故) 백남기 씨의 사인을 ‘병사’로 표기한 주치의가 유족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심재남 부장판사)는 백 씨 유족들이 백선하 서울대 교수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백 교수가 4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26일 판결했다.

백 씨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머리에 맞아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결국 백 씨는 2016년 9월 25일 사망했으나 백 교수는 사망진단서에 사망 원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다.

백 교수가 사인을 잘못 기재한 것과 관련해 유가족들은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1억35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법원은 10월 25일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이 5400만 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했다. 법원은 백 씨 사망원인을 병사로 잘못 기재한 백 교수와 백 씨 의료정보를 경찰에 유출한 서울대병원에게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백 교수는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법원은 백 교수만 분리해 소송을 재개했다.

재판부는 거듭 백 교수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봤다. “백 교수가 레지던트에게 지시해 백 씨의 사망종류를 ‘병사’로 쓰게 한 사실은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권고 결정 취지에 따른 판단이다.

백 교수 측은 반발했다. 백 교수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은 수술 도중이나 직후에 사망한 게 아니라 10개월 이상 생존한 사안으로 사인 판단을 어렵게 하는 여러 요소가 중첩됐다”며 “백 교수가 병사 의견을 낸 것은 누구도 비난하기 어려운 적절한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소해 법적인 투쟁을 계속하는 동시에 국민을 상대로 백 교수의 의견이 옳았음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