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심사' 예결위서 靑 국감 파행 놓고 여야 입씨름 野 "국민 무시한 오만불손의 태도…청와대에 사과 요구" 與 "원인 없는 결과 어디 있나…본연의 예산심사 진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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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야당 사이에 고성·삿대질로 마무리된 청와대 국정감사 후폭풍이 4일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번졌다.
야당 예결위원들은 청와대의 사과와 강기정 정무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여당은 내년 예산안 심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며 맞섰다.
예결위는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국무위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2020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부별심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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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속에서도 청와대가 우리 안보가 튼튼하다고 강조한 것을 문제삼으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이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하자 정 실장 뒤에 앉아 있던 강 수석이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말라가 뭐냐”고 끼어들었다.
나 의원이 끼어들지 말라는 듯 “강기정 수석”이라고 소리치자 강 수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 의원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치며 “우기지말라니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하시라”고 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도 “이게 뭐하는 거냐”고 소리지르면서 국감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건방지기 짝이 없다”는 말이 나왔고 강 수석은 “말씀 조심하시라”고 맞받는 등 양측 간에 계속해서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 밤 10시45분께 중지됐다가 1시간 뒤에야 재개됐다. 이후 차수 변경을 거쳐 2일 0시20분께 종료됐다.
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예결위 전체회의 개회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 의원은 “운영위에서 청와대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상대로 보여준 그 모습에 대해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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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의원은 “이런 식으로 불성실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국민의 대표기관을 이렇게 취급하는 태도에 대해서 예결위가 과연 그 기관들을 상대로 무슨 심사를 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지 않읗 수 없다”며 “유감의 뜻을 표하고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하고 싶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도 “지난 1일 운영위의 청와대 국감에서 강 수석이 보인 태도는 국회를 무시하고 나아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였다. 오만불손하고 안하무인의 태도였다”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잘못된 정책을 시정하는 국감의 취지를 전혀 감안하지 않고 마치 국회와 싸우자고 대드는 태도를 보인 것은 유감을 넘어 잔인함까지 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무수석은 국회와 청와대,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나 싶다. 정무수석은 물론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강 수석의 사퇴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로 국감에 임하고 정책질의에 임한다면 시간만 낭비하는 꼴 밖에 안된다”며 “이런 정책질의도 다 소용없다. 국회와 국민을 존중하는 자세로 정책질의에 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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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 문제들은 해당 파트에서 해소됐으면 좋겠다”며 “본연의 예산심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정치가 연결돼 있는 것이라 어느 하나 단절해서 얘기할수 없는 것이지만 예결위가 여야 간 소모적 기싸움으로 공전하지 않고 실제 국민들의 아픈 부분 어루만지는 부별심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도 “지금 이 자리는 2020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이지 운영위 국감을 총평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상기시켰다.
임 의원은 “그날은 국방개혁으로 우리나라의 국방력이 현격히 개선됐다는 정 실장의 답변에 나 의원이 우기지말라고 계속 반복하면서 파행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물론 논란도 많았지만 강 수석이 유감 표명과 사과를 하면서 운영위는 차수변경까지 하며 국감을 잘 마무리했다. 위원장께서는 내년 예산 심사가 잘 진행되게 회의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정부 측에서는 조금 더 위원들의 우려와 말씀을 고려해서 답변에 성의를 기해달라”고 당부하며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