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말 준공 예정인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 전경
해운대, 해변 관광자원에 초고층 스카이라인…국제관광특구로 발돋움
엘시티 등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 지어진 대형 레지던스 호텔에 관심
“최근 해운대 곳곳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는 것 같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싸드(THAAD)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듯하다. 해운대나 광안리해수욕장같은 유명 휴양지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에서도 외국인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해운대구 구남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H씨(55세)의 말이다.
동해와 남해를 낀 아름다운 해변 관광자원을 가진 해운대는 이제 현대적인 초고층 건물들이 빚어내는 멋진 스카이라인을 더해 내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는 국제적 관광특구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처럼 해운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에는, 해변을 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연중 계속되는 축제와 MICE(전시컨벤션) 행사, 고급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 인프라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 온 덕분이다. 해운대 토박이 택시기사 K(57)씨는 “20년 전만 해도 해운대는 조용한 동네였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즐비한 고층건물들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란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부동산 취득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해운대 부동산 취득신고건수는 2015년 44건, 2016년 31건, 2017년 32건에 불과했었는데, 2018년 109건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40건을 기록하여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취득건수가 100건 내외를 기록하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래·금정구가 4건, 부동산개발이 한창인 기장군이 25건을 기록한 데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부산 부동산시장이 정체된 지금이 오히려 외국인들에게는 관광지로서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해운대지역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받아들여진 것을 일차적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부산부동산시장이 2015~2017년 활황기를 지난 후, 2018년 하락장에 들어섰는데, 외국인 부동산 취득은 오히려 하락장인 2018년에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엘시티 등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 지어진 대형 레지던스 호텔에 관심을 보인 외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의 101층 랜드마크타워 22~94층에 561실 규모로 들어서는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올 12월말 입주를 앞두고 90% 이상 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중에 외국인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외국인들의 부동산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지역이 세계적인 관광지 또는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주택시장을 왜곡하여 일반 시민들의 주거권을 해치지 않는 한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